전라북도 정읍시 칠보면에 위치한 <모래틈농장>은 친환경적으로 돼지를 사육하는 양돈농장이다. 권명순 대표는 1978년에 처음 <모래틈농장>을 설립하고, 돼지를 키우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엔 HACCP이나 친환경 사육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좋은 먹거리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묵묵히 위생적으로 돼지를 사육해 왔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으로부터 ‘2016 축산물HACCP 운용 모범업소’로 선정되기도 한 <모래틈농장>을 찾아가 봤다.

HACCP 인증 받은 위생적인 돈사 관리시스템

<모래틈농장>을 처음 방문하면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은 ‘냄새’가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양돈농장은 돼지 배설물 등으로 인해 고약한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모래틈농장은 양돈사육을 하는 곳인가 의문이 들 정도로 자연 그대로의 풀냄새만 가득하다. 처음 이곳을 지나거나 방문하는 사람들은 양돈농장인지 모를 정도라고 하니 위생관리가 얼마나 철저할지 기대되었다.

농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출입구로 가자 장부에 출입자와 연락처, 이전 방문지, 방문 목적, 연락처 등을 적도록 되어 있다. 또한 소독기를 통해 혹여나 옷에 있을지 모를 오염물질을 철저히 제거한 후에야 농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건물 입구 바닥에는 신발에 묻어 있는 흙 등 먼저를 제거할 수 있도록 발판이 놓여 있다. 농장에 거주하며 직원들과 함께 돼지사육과 위생관리를 직접 담당한다는 권명순 대표는 농장을 안내하며 HACCP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농장에는 총 1만8천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1백 마리를 키워서 내보내는 규모입니다. 번식사육이 이뤄지는 본장은 16개동(6214.42㎡)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돈사 바닥엔 왕겨로 깔짚을 깔아서 돼지들이 편안하고 자유롭게 뒹굴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한 마리당 3.3㎡의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돼지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돼지들 간 공간이 확보되니 자연스럽게 위생관리도 가능해졌습니다.”

<모래틈농장>은 위생관리를 위해 친환경적으로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바닥에 깔아준 깔짚은 1개월마다 새것으로 교체해 주고 있다. 또한 어미돼지와 새끼돼지를 보호하는 프리덤 분만틀, 4주간 단위 그룹별 사양관리, 급수 자동화, 자연채광 등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최소한의 공간에서 많은 돼지를 사육하여 이익을 창출하는 여타 양돈농장과는 확연히 다른 시스템이다.

“수익만 생각하면 절대 운영이 불가능한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좋은 환경에서 자란 돼지가 건강하고, 자연히 맛도 뛰어납니다. 사육환경이 좋다 보니 자연히 질병에 걸리는 돼지도 적고, 냄새도 나지 않아 위생적입니다. 저희 농장에 축산 관련 전문가나 공무원 분들이 자주 견학을 오시는데, 워낙 깨끗한 환경에 모두 놀랍니다. 저도 자신이 있기에 견학요청을 받으면 농장의 HACCP 시스템들을 자세히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효소 먹인 돼지로 건강한 먹거리 생산


<모래틈농장> 권명순 대표

<모래틈농장>의 돼지들은 먹는 것도 특별하다. 권 대표는 배, 매실, 콩, 어성초, 부추 등 다섯 가지의 효소를 돼지들에게 먹이고 있다. 한 달에 효소에 들어가는 비용만 5천만 원이 들어간다. 직원들에게 비용을 생각하지 말고 어떤 것을 먹여야 돼지의 품질이 좋아지는지 연구하라고 독려한다.

“배는 새끼돼지가 기침을 하는 데 먹이면 아주 좋습니다. 매실은 매년 몇 톤씩 구입하여 액기스로 만들어 급여합니다. 매실이 사람의 위와 장에 좋듯이 돼지의 장에도 아주 좋은 작용을 합니다. 콩은 국산콩만 사용해서 모든 돼지에게 콩물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어성초와 부추도 효소를 만들어서 먹이는데, 돼지들에게 강장제로 아주 좋은 재료입니다. 사실 효소를 먹인다고 해서 누가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돼지가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가 되라는 마음에서 꿋꿋하게 해오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양심과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죠.”

<모래틈농장>은 이러한 노력 덕분에 양돈농장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까지 잡을 수 있었다. 좋은 사료와 효소를 먹은 돼지들의 배설물은 악취가 심하지 않다. 건강하기 때문에 항상제를 적게 맞거나 아예 맞지 않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돼지에게 악취가 나는 것은 사육환경을 깨끗이 하지 않거나 항생제를 많이 투여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위생적인 HACCP 환경에서, 좋은 것을 먹이고 키운 저희 돼지는 맛이 무척 뛰어납니다. 보통 돼지기름은 몸에 안 좋다고 해서 버리는데, 모래틈농장의 돼지고기에서 나온 기름은 전을 부칠 때 사용해도 될 정도로 깨끗합니다. 맛도 고소합니다. 40여년 동안 양심적으로 농장을 운영했기에 소비자 분들에게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현재 <모래틈농장>의 돼지고기는 ‘모래틈팜 포크’라는 제품명으로 유통되고 있다. 생산량의 90%는 <모래틈농장>에서 운영하는 모래틈컬푸드 매장(마포‧당산) 등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으며, 10%는 두레생협과 목우촌(김제)에 납품하고 있다. ‘모래틈팜 포크’를 한 번 맛본 소비자들이 꾸준하게 매장을 찾고 있다.

HACCP은 모두가 행복해지는 지름길

권 대표는 위생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돼지를 사육하면서 발생하는 또 하나의 장점으로 퇴비와 액비를 꼽는다. 농장 돼지들의 배설물로 친환경 퇴비와 액비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무항생제 퇴비와 액비로 딸기, 고구마, 어성초 등 다양한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모래틈컬푸드 매장 앞에서 파이팅을 하고 있는 <모래틈농장> 권명순 대표와 직원들

“저는 돼지고기를 생산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지만, 좋은 퇴비와 액비를 만들기 위해 농장을 운영합니다. 건강한 농산물을 만들기 위해선 1차적으로 좋은 퇴비와 액비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죠. 현재 정읍시 칠보면 모래틈 마을을 중심으로 모래틈푸드의 원산지가 될 ‘모래틈팜 랜드’도 조성할 예정입니다. 소비자들이 직접 오셔서 농산물을 재배하실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는 HACCP 인증을 받고, 친환경적이고 위생적으로 돼지를 사육하면서 소비자뿐만 아니라 직원들까지 행복해졌다고 말한다. 깨끗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으니 타 양돈농장과 달리 근속연수가 길고 이직률도 낮다. 다른 농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모래틈농장>에서 일하고 싶어할 정도다. 따라서 직원들이 앞장서서 HACCP 기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제 의식적으로가 아니라 습관적으로 위생을 지키고 있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개인적인 신념으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오고 있었지만, HACCP 인증을 받으면서 더욱 위생관리가 향상되었습니다. HACCP 인증은 받은 기업이나 농장은 최소한 HACCP 기준을 유지‧관리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소비자분들도 HACCP 인증을 받은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과 축산물을 선택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