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연 소비자교육중앙회 국장

안전한 식품을 위한 실천, HACCP의 도입

우리나라의 HACCP제도는 1995년 12월 식품위생법에 근거 조항을 마련하였으며,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1996년 12월3일 보건복지부 고시 제1996-75호)을 제정 공포하였고, 동물성식품인 햄·소시지류를 대상으로 1997년 5월부터 지정하기 시작하면서 HACCP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최근에 살충제 달걀 때문에 HACCP제도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8월 18일까지 마무리된 정부의 전국 산란계 농장 전수 조사 결과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 49곳 중 29곳(59%)이 HACCP 인증을 획득했다고 한다.

폭염과 높은 습도로 인해 진드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닭의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서 무심코 사용했던 살충제가 전 국민의 식탁을 위협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유럽산 살충제 달걀이 이미 문제가 되었지만 다행히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아 안심하고 있던 차에 국내산 달걀에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되어 버렸다.

식품안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제도

식품의 안전은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 모든 과정이 안전하게 관리되어야 확보할 수 있다.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워도 식품의 생산, 가공, 유통 등 어느 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식품안전은 위협받게 된다.

HACCP제도는 처음에는 우주 비행사에게 미생물학적으로 100% 안전한 우주식 식량을 공급하고자 도입된 제도였으나 지금은 대표적인 식품안전 관리 시스템으로 자리 매김하게 되었다. 내가 처음 접한 HACCP는 너무 생소하게 다가 왔다. 어떻게 발음해야할지, 무슨 뜻인지 전혀 짐작이 안 되는 낯선 용어였다.

‘해썹’이라고 읽고 식품의 원재료의 생산, 가공 및 유통, 조리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의 식품 위해 요소를 분석하여 중요 관리점으로 지정하여 식품을 체계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이미 도입된 지 20여년이 되어 가는데도 우리가 쉽게 알기 어려웠던 것은 용어 자체가 어려운 이유도 분명히 한 몫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식품을 구입할 때 HACCP 마크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한 식품을 구입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 인식하게 되었다. 나 또한 지금은 식품을 구입할 때 반드시 HACCP 마크를 꼭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HACCP 마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으로 권유하게 되었다.

HACCP 도축장 및 김치 제조업소 등을 나가서 소비자의 눈높이로 평가하면서 다시 한 번 HACCP 제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으며, 산업 현장에서의 위해요소 관리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또 한 번 인식하게 되었다.

인증 확대와 엄격한 사후관리로 소비자와 더욱 친숙해지길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의하면 2016년 8월말 기준으로 HACCP 인증을 받은 식품제조업체는 4,100여개며, 그 중 5%정도가 식품위생관련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살충제 달걀을 통해서도 HACCP제도의 미비한 점이 드러나기는 했지만 이는 HACCP제도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HACCP제도를 좀 더 잘 보완해서 좀 더 엄격한 제도로 거듭나야할 때라고 생각된다.

HACCP 마크 인증을 획득하는 것도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사후 관리를 잘 해야 HACCP 마크의 가치가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업체에서는 단계별 위해요소는 제대로 분석했는지, 중요관리점(CCP)은 제대로 지정한 것인지,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점검해보아야 한다.정부는 먼저 사후관리를 강화하면서 HACCP 제도 의무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원료 반입부터 최종 완제품으로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까지 단계별 모든 과정을 통합해서 관리하는 HACCP 통합인증시스템을 통해서 HACCP제도가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시 한 번 HACCP 마크가 소비자의 신뢰성을 확보해서 농장에서 식탁에서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식품안전관리 시스템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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